[질문] 어려운 장애인들의 삶이 영화 속에선 굉장히 밝게 그려졌다.
김 감독>> 영화에선 과장된 측면이 없지 않다. 하지만, 많은 분들이 생각하시는 것처럼 어둡지만도 않다. 다른 일반인 가정과 비슷하는 행복과 갈등 요소를 갖고 있다. 영화 속 장면도 제가 겪었던 일상들이다. 장애로 눈물샘을 자극하려는 영화는 결코 아니다.
[질문] 장애인 영화를 볼 때 관객들은 왠지 마음이 무거워지는 경우가 많다.
김 감독>> 그러실 필요 없다. '나는 보리'는 그런 영화가 아니다. 장애에 대한 불편한 시선은 사실 장애인들을 잘 몰라서 그런 것이다. 자주 만나고 교류하면 그들의 삶이 늘 어렵지만은 않을 것을 알 수 있다. 소통과 교류를 통해 장애인들을 보다 마음 편하게 대해주셨으면 한다. 장애인들도 마찬가지이다. 비장애인들이 도와주려고 하는 걸 불편해 여기는 분도 있다. 서로 알아야 한다. 그래야 서로 오해 없이 편하게 대할 수 있다. 저는 장애인들에게도 더 많이 세상에 나와야 한다고 말씀드린다. 장애인들도 비장애인들과 적극적으로 교류하며 상대를 이해해야 한다.
김 감독>> 물론 비장애인들의 따뜻한 도움과 배려는 늘 장애인 분들에게 힘이 된다. 그런데, 때로는, 예를 들어 지체 장애인이 무거운 것을 들고 갈 때 먼저 그분에게 "도와드릴까요?"라고 물어보셨으면 좋겠다. 스스로 자신의 과제를 해내려는 의지를 갖고 있을 때, 그 의지를 보호해주는 것도 필요하다. 보기엔 답답할 수 있지만, 장애인들의 문제 해결 과정과 경험도 지켜줘야 한다.
[질문] 작은 영화로 제작 전반이 잘 마무리됐다는 호평이 있었다.
김 감독>> 강원영상위원회의 지원 등이 있었다. 후반 작업에 큰 도움을 받아 완성도를 끌어올렸다. 이번 제작 개봉 과정에서 많이 배웠다. 앞으론 좀 더 다양한 이야기를 해보고 싶다. 스릴러 장르도 좋아하고… 지금은… 바다를 배경으로 서핑 남성과 젊은 해녀의 사랑 이야기를 생각 중이다. 20대 농인 여성이 오케스트라 지휘자와 사랑에 빠지는 스토리도 구상 중이다.
►오아시스(2002년)=문소리 설경구 주연, 베니스 영화제 감독상(이창동) 신인연기상(문소리), 청룡영화제 신인여우상(문소리)
►말아톤(2005년)=조승우 김미숙 주연, 대종상 최우수작품상 남우주연상(조승우), 청룡영화제 신인감독상(정윤철) 음악상(김준성)
►맨발의 기봉이(2006년)=신현준 김수미 주연
►반짝이는 박수소리(2015년·다큐)=이길보라 감독, 여성인권영화제 관객상
►어른이 되면(2018년)=장혜영 감독(올 4월 21대 총선 정의당 비례대표 당선)
►나의 특별한 형제(2019년)=신하균 이광수 주연, 한국영화평론가협회 남우주연상(신하균) 각본상(육상효)
►나의 노래는 멀리멀리(2019년·다큐)=현진식 감독
장애인들을 '그들'이라고 부르지 않고, '우리'라고 부르는 사회. 우리 영화계도 그런 세상을 위해 한 작품 한 작품씩 나서고 있습니다.